7월 23일 월요일

뜨아 ㅠㅠㅠ

더블 침대에서 사이좋게 잠든 4명의 여성 대원들을 미처 배려하지 못하고 요란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선생님들 오셨어요? 오셨어요?ㅠㅠ”

아무도 대답이 없다. 분명 날이 밝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 여섯시.

에궁ㅠㅠ

“선생님들과 논의해야 할 것도 많은 것 같았는데…”
“권승연 선생님은 어디서 주무셨나요?”
“왜 나 아무도 안깨웠오ㅠㅠ”

알고보니 모든 여성 대원들. 선생님 오시기 전에 잠들었다고.

깜짝 놀라 시작된 하루, 대신 어제 밤… 2주 만에 제대로 잔 것 같다.
마음을 가다듬고 시대의 소망 한 구절 읽는다.

학교 관계자들과 미팅, 진료소 셋팅, 선생님들의 교육, 시뮬레이션………..

이미 의료선교에 경험이 많으신 이면주 목사님과
우리를 열정적으로 도와주는 현지인들.
봉사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기획을 담당해주신 강일호 선생님의 유창한 영어와 꼼꼼한 준비…^^
그러고 보니…
든든한 선생님들이 계시고, 목사님이 계시고…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있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계시다.
혼자가 아니다*^^*

빡세기로 유명한 임상 첫 학기를 보내고,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다시 봉사대 준비를 하며 내 자신의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무언가를 계속 해야했기에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으나, 말씀도 기도도 무너져 가고 있는 나의 모습이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죄송하다.ㅠㅠ
수많은 일들로 뒤엉킨 머리와 극도의 피곤으로 인해 부린 꼬장들을 어찌할꼬ㅠㅠ

사실, 현지에 도착후에도 신경 쓸 것은 여전히 많다.
회장에게 집중되는 대원들의 요구사항, 선생님들의 의견, 현지 관계자분들의 계획…
챙겨야 하는 많은 것들이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나의 모습과 나의 연약함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나는 한 장의 유리조각보다 더 연약한 상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다.
그래, 혼자가 아니다.
회의시간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여러 생각들 속에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 힘…

비오는 가운데 환영 현수막을 들고 우리를 맞아줬던 학생들.
무거운 캐리어를 숙소까지 운반해 준 친구들.
대원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손 흔들고, 부끄러운 악수를 청하는 사람들.
내일부터 우리를 만날 환자들.
이곳 사람들은 우리들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으며, 우리를 얼마나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 마음을 담은 환영식이 저녁 식사 후 시작되었다.

오옹-.-; 이런 환대를 받아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단상위에 준비된 35개의 의자와
귀여운 아이들이 갖다 준 꽃다발.
우리를 바라보는 수백개의 눈동자들.  

좀더 유창한 영어를 했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
그래도 마지막에 날린 비장의 카드~ 현지어로 인사하기…“방글라*^^*”
(이후로 나의 별명은 방글라가 되었다 ㅠㅠ)

생각지도 못한 환대에, 정말 열심히 하고 돌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밖 대원들의 손을 잡고 감격해 하는 현지인들,,,
앞줄에 서서 한명한명과 악수를 한다. 수백번의 악수.
오늘, 나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남자들과 손을 잡은 것 같다.ㅎㅎㅎ

현지인들과의 인사 후, 이제는 내일 이곳을 방문할 수 많은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진료장소에 다시 모였다.

함께 몰려온 통역자들. 그들과의 만남, 그리고 몇 가지 사항을 체크.

마치는 기도 후 봉사대원들을 숙소로 돌려 보내고…
나도 작은 병원을 나서며… 기도한다.

“주님,,, 부족한 저희들을 이곳까지 보내신 주님…
그 뜻을… 온전히 이루소서”

7월 23일 월요일”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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