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일기장: 7월 22일 일요일

7월 22일 일요일

비행기는 무사히 방콕에 도착.
방콕에 도착하면 번호표를 오리고, 예과생들에게 혈압재는 방법도 가르쳐주고… 계획은 참 거창했다고.

그러나 가위를 잔뜩 싣고 방콕으로 온 순광오빠의 짐은… 생각해보니 찾을 수 없었다.
찾으려면 애꿎은 공항세만 물어야 하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가위를 가지고 공항 내로 들어올 수도 없다. 밖에 나가서 홀로 번호표를 오리겠다는 순광오빠ㅋㅋ
봉사대원들이 하나씩 가져온 가위들은… 그렇게 그 밤에 방콕 어디에선가 머물렀다.

그리고 봉사대원들, 공항 라운지에 자리를 잡았다.
너무 빵빵한 에어컨으로 인해 공항안은 말 그대로 시베리아.
긴팔 옷을 짐에 붙여버리고 타이항공 담요마저 챙겨오지 못한 대원들은…
타이 항공 담요를 챙겨온 대원들을 부러워 하며 오들오들… 추운 밤을 보냈다.
몇몇 예과생들에게 혈압재는 방법을 가르쳐 주다 보니 새벽 3시.
누군가가 건네준 타이항공 담요를 덮고도 추위가 느껴진다. 그래도 회장인지라 보이지 않는 회원들이 걱정된다.
반팔입고 잠들면 다들 감기에 걸릴텐데,,, 누구라도 아프면 안된다는 생각 뿐이다.  
라운지를 쭉 돌아본다. 은혜와 미리는 사이좋게 담요를 덮고 있고. 영경이도 담요를 덮고 있고. 승환오빠는 신문지를 덮고 있고… OK
뒤쪽으로 가니 준홍이도 잘 자고 있다. 근데… 정아언니와 지선이가 보이지 않는다.
다른쪽으로 가보니 반팔옷을 입고 잠든 지선이가 보인다. 추워서 움추린 몸을 보며 우리의 소중한 총무가 감기에 걸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내 담요를 얼른 덮어줬다.

다시 라운지로 돌아와 앉아있는데 너무 춥다 ㅠㅠ
결국 영경이가 덮고 있는 담요에 욜심히 몸을 구겨 넣었다.
그렇게 30분정도 잤을까. 결국 추워서 다시 기상.

암튼ㅠㅠ 방콕 공항은 정말 추운 곳이었다.

끔찍한 추위를 견뎌낸 대원들은 이른 아침식사를 마친 후 방글라데시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생각보다 먼~~ 탑승구로 인해 몇몇 회원들이 늦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으나 모두 제시간에 도착.
30명의 회원들 함께 기도한 후 TG 321편에 몸을 실었다.

탑승 전 모든 회원들에게 공항을 빠져나갈 때의 주의사항들을 미리 공지했다.
내릴 때 서로 아는 척 하지 말고,
자기가 맡은 짐을 찾으면 짐담당자들에게만 말하고 조용히 빠져나가고.
……..

“잠시후면 비행기가 방글라데시에 도착합니다. 현지시간 12시, 현지 온도 몇도….”
착륙이 다가오자 대원들에게 쪽지를 돌렸다.
모두 조심해서 나가고, 나가서 만나요*^^* 장엄한 표정으로 서로 아는척도 하지 않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대원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이 무색했으니…
서로 전혀 아는척도 하지 않고 따로따로 짐을 찾으러 가는 대원들에게
“SMA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들고 공항 안으로 들어와 악수를 청하시는 이면주 목사님과 닥터 발라가 나타난 것.ㅋㅋ
아직도 긴장한 몇몇 대원들은 간단한 인사만 드리고 다들 자기 짐을 향해 무표정으로 지나간다.

입국 신고대 앞에 선 대원들에게 목사님께서 모든 것을 해결해 놓으셨으니 이제 아는척 해도 된다는 광고에 그제서야 대화를 시작하는 대원들.
다들 넘 착해서 ㅎㅎ

그날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대원들은 아무런 문제 없이 공항을 빠져나올 수 없었다.

사실, 아무런 문제 없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가슴아픈 일이 있었다.
유미와 영경이의 밑반찬 통이 먼 길을 오다가 터진 것이다.
인천에서 보낸 짐은 비행기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많은 고난(?)을 겪은 듯 했다.
아차, 우리가 비행기 갈아타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밑반찬을 싸왔구나.

깻잎 국물에 젖어버린 영경이의 성경책.
눈물을 흘리며 어디론가 사라졌다는 유미…

함께 영경이의 짐을 수습하고, 우선 공항을 빠져나왔다.

공항밖은 정말 시끄럽다. 비가 내리는 상황이라 더 북적거린다고 한다.
인원을 체크하고, 한명한명 짐에 문제가 없는지 체크하기 위해 앞뒤로 분주히 움직여 보지만, 열하나 열둘 세다 보면 정신없는 주변상황에 자꾸 말린다^^;;
앙~~ 집중하게해주세요ㅠㅠ

망가진 단체티와 반찬들로 인해 한없이 흐르는 유미의 눈물이 안쓰럽다.
영경이 어머니께서 새벽부터 만들어주셨다는 깻잎반찬이 마음 한 구석을 쿡쿡 찌른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 그러나 회장이 어찌 여기서 울고 있으랴. ㅠ.ㅠ

핑 도는 눈물을 얼른 쏙~ 눈물샘으로 복귀시킨 후 다시 인원체크를 시작한다.

내리는 장대비를 뚫고, 우산을 쓰고 버스로 짐을 나르는 대원들.
재균이와 마지막 짐을 체크하고 버스에 올랐다. 목사님께서 많은 관계자분들을 소개하셨다.

그리고… 우리를 태운 버스는 BASC로 달리기 시작했다.

빵빠빠빵빵빠빠밥바바빵!!!!!!!!!!!!!!!!!!!!!!!!!!!!!!!!!!!!!!!!!!!

이 나라는 정말 무법 천지다. 차들은 무조건 크락셔를 울리고 보는 듯.
시끄러운 버스 안에서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다 대원들의 모습을 보니, 열심히 헤드뱅잉중인 현준이ㅋㅋ를 비롯, 버스의 움직임에 따라 일제히 왔다 갔다 하는 머리들이 하나의 합창같다.  
25시간째 대 장정을 하고 있는 대원들의 피곤은 시끄러운 크락셔 소리도 자장가로 들리기에 충분할 듯 하다.

그칠줄 모르는 장대비 속에
드디어 우리는 BASC에 도착했다.
먼저 숙소 배정이 필요했기에 하라와 함께 나섰다.
봉사대원들에게 좋은 숙소를 제공해주시기 위해, 새로 지은 건물인 married couple house와 guest room, 사택들을 준비해 놓으셨다.

하라와 함께 숙소들을 둘러보며
16명이 묵을 수 있는 married couple house에는 17명의 남성 회원이,
원래는 6명이 묵을 수 있다고 하신 guest room에는 13명의 여성 회원이,
나머지 사택에는 선생님들이 묵으시기로 결정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중에 이 결정이 남성회원들의 원성을 잦아낼 줄은 전혀 모르던 불쌍한 회장ㅠㅠ 고의는 아니었어요….. 미안합니다… )

저녁 식사 전 26시간만에 뽀송뽀송하게 씻은 30명의 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도착예배를 드린 후, fantastic 저녁식사!

숙소에 돌아와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밤 늦게 도착하실 선생님들을 기다리던 회장은…

지난 일주일의 강행군과 26시간동안 제대로 자지 못한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어느새 기절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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