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천천히 올려봅니다. ㅎ 후기 첫번째(prologue)

prologue(봉사대 가기 전 이야기)

 

이라는 걸 참 오랜만에 써보는 듯하다.

내가 썼던 마지막 글이라면 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오기 위한 ‘자기소개서’였고 그때 그 자기소개서를 제외한 다른 글을 썼던 기억은 적어도 최근 몇 년은 확실히 없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 일에 대해 소상히 기록에 남기거나 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모르는 그냥 재미없게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추억들을 기록에 남겨 본 적도 거의 없는 것 같다.

후기를 쓰기 전부터 주저리주저리 내 이야기를 쓰는 걸 보니 확실히 글 쓰는 것에 자신이 없나보다사진기록과 재미있는 문체와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훌륭한 라오스 봉사대 후기들 사이를 비집고 비루한 글을 올리려니 부끄러워서 이런 쓸데없는 말들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SMA의 신입생!! 귀여운(?) 새내기로서 봉사대 후기 업로드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하지만 역시 많이 늦었다. 글 쓰는게 참어렵다).

 

 

여러번 많은 사람에게 말해서 이제 또 말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SMA를 좋아한다. 그냥 좋다. 이 모임이내가 소속되기 전부터 좋았고, 소속될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는 더 좋아할 것 같다. 그래서 매년 SMA에서 하고 있는 하기 봉사대는 무조건 참석하리라고 애초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었다. 봉사하러 가는 나라가 어디든, 어떤 사람들이 가든지 상관없이 갈 생각이었다. 3월 말쯤 봉사대 신청을 하라는 회장 윤석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신청을 했고 바로 입금했다. 봉사대 가기 얼마 전에 상훈이가 나에게 비행기 값이 입금 되지 않았다는 연락을 한 적이 있다. 그 연락을 받았을 때 돈이 문제가 아니라 비행기 예약이 안돼서 봉사대 못 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나중에 상훈이가 알아보니 입금을 너무 빨리해서 사랑나눔 의사회에서 체크를 못했다고 했다. 41일부터 입금기록을 아무리 살펴봐도 없었는데 나는 3월에 입금을 해 버렸더라고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앞서서 오바했나보다….

 

 

봉사대 기간이 721일 부터로 잡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고난 방학이 20일 부턴데사는 곳도 경상남도 양산 시골인데 봉사대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걱정은 걱정일 뿐악명 높은 1학년 1학기 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고 허둥지둥 학교생활과 시험에만 매달려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윤석이가 전화를 하더니 무려 봉사대 신덕부장 맡으란다. 두둥! 아니 이게 왠 날벼락! 늙은 신입생이라고 처음가보는 봉사대에 신덕부장이라니그때 왜 한다고 해가지고는 참부담이었다. 윤석이가 교재는 이번에 어떤 선생님이 해주신다고 한다.

음 그래 ? SMA는 교재도 만들어서 가는구나….

난 몰랐다. 신덕부장이 무슨 일을 하는 건지 알려주지 않은체 그냥 할 수 있겠냐고 물었던건 윤석이가 참 똑똑했던 것 같다. 무서운 녀석그래도 선생님이 도와주신다니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윤석이가 책을 도와주실 선생님은 나의 고등학교 후배일거라고 했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고 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다.

 첫 통화 후, ~ .... 3년이나 후배라는데 .... 나의 기말고사 일정을 들은 선생님은 .... 교재 만들 시간은 전~혀 없겠다며…(지금은 선생님과 나름(?) 친하니 오해 없으시길 ) 그러곤 교재 내용이 담긴 설교문을 보낼테니 읽어보고 피드백을 달라고 하셨다. 메일을 받아서 9~10개 정도 되는 한글파일 중 처음 열어본 설교문은 A4 40페이지!!!

,...……..길고ㅎㅎㅎ 나름 열심히 시험 공부하는 틈틈이 주말을 이용해 대충대충 정독하며 빨리빨리 심혈을 기울여 시험보기 직전 족보(학명:야마) 보듯이 읽어서 몇몇 코멘트를 드리기는 했으나 사실 이러 저러하여 결국 선생님은 혼자서 모든 소그룹 교재를 다 만들어 주셨다. 무능한 신덕부장의 한계

 

 

라오스 출국 일주일 전 서울에서 헌신회 및 사전 교육을 위한 모임이 있었다. 시험도 끝내지 못한 ‘양산 촌놈’인 나는 당연한 듯 불참을 선언 했지만 헌신회 전날 밤 늦게 새벽까지 헌신회를 준비한다는 윤석이소식을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안식일 예배만 드리고 서울로 날아 올라갔고 사전교육에는 늦었지만 헌신회는 참여할 수 있었다. 가서 보니 훨씬 바쁘게 생활하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도 다 참석해 있는 것을 보고 오지 않았다면 안되었겠구나 라는 반성을 하게되었다. 또 봉사대를 통해 처음 만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봉사대에 대한 기대를 한껏 크게 만들 수 있었다. 특히 반가웠던 분이 한분 계셨는데 예전에 우연히 열린 의사회라는 단체를 통해 의료봉사를 같이 갔던 김영선 간호사님이 우리와 같이 봉사대를 가기 위해 와 계신 것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봉사 경험이 많으신 분과 함께라니 든든한 마음도 들었다.

 

 

무사히 기말고사를 마치는 동안 회장단과 많은 학생들이 봉사대 준비로 수고를 해주었는데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게 없었다. 할 수 있었던 건 기도

그리고 드디어 1학기가 마쳤다. 출국전날인 20일에 예정되어있던 예비군 훈련도 미뤘다. 20일부터 21일에 있던 동아리 엠티도 안갔다.

 그리고 대망의 721! 나의 SMA 첫 해외 봉사대를 출발한다.

 

 

To be continued…(비행기는 언제타니….)

[후기] 천천히 올려봅니다. ㅎ 후기 첫번째(prologue)”에 대한 8개의 생각

  1. 새봄 글쓴이

    방학이 끝나면서 후기도 사라지는거 아닌가 걱정했는데ㅠㅠ
    2학기 내내 후기읽는 재미가 쏠쏠할것 같은 기분좋은 예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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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Slove 글쓴이

    아….. 제가 무서웠군요. 전 첫통화할때까지 오빠이신지도 몰랐구요…..(정지혁학생으로 알고 있었다는…;;) 오빠가 방학이 그때 시작되는지 몰랐다는 ㅡㅡ;; 게다가…….. 윤석아? 내가 언제 만들어준다고 했니? 적극적으로?? ㅡㅡ+++
    아…… 이 모든게 현정언니의 계략이였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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