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캄보디아 봉사대 진료보고

차트가 분실되어 환자구성이나 환자에 대한 보고는 생략하고 진료문제에 대한 것만 다루려고 한다. 환자에 대한 것은 그동안 SMA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필리핀이나 방글라데시와 비슷한 바가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1. 통역 : 어차피 기본적인 진단과 처방만 한다고 생각할 때 인력수급이나 의사소통이 아쉬운대로 그럭저럭 된다고 볼 수도 있었으나 때로는 좀 더 정확한 의사전달이 아쉬울 때도 있었다. 통역이 의료인이 아니어서 의료용어를 모르기 때문에, 혹은 이들의 쓰는 영어의 의미와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가 다를 때가 종종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혼선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환자나 통역이 ‘gastric’ 이란 문제가 있다고하면 그게 위염이나 위궤양같은 위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복통이나 다른 장질환을 뜻할 수도 있다. 간호사나 조산사, 아니면 의과나 간호과 학생이라든지 기타 의료계에서 일하는 등 의학적 지식을 갖춘 사람을 통역으로 구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적어도 의료인과 통역간에 어떤 용어를 사용할 때 뜻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2. 오진 : 지식이나 경험이 일천한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나 아마도 해외의료봉사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어차피 거의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진단장비도 거의 없고 활용할 수 있는 거라곤 문진과 청진기, 이경, 혈압계, 혈당계, urine stick 정도다. 게다가 밀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환자 1인당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굉장히 한정적이고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의사소통에도 한계가 있다. 물론 기본적인 진단과 분류에는 별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구체적인 확진을 내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흔하지 않은 질병이라면 놓치기 일쑤다. 이것은 의료진 개개인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고 장비활용에 한계가 있는 단기해외봉사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번 봉사대에서는 심전도계를 가져갔었으나 고장이 나서 사용하지 못했다.


3. follow-up : 일년에 한 번 단기로, 그것도 매번 장소를 바꿔가면서 이루어지는 의료봉사의 특성상 거의 모든 환자에서 follow-up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환자를 지역의사나 병원에 연계시켜주는 것이겠지만 그저 further evaluation이나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한 환자에게 지역 큰 병원에 가보라거나 약을 계속 타 먹으라고 말해줄 뿐이다. 필요되는 환자에게 간단하게라도 소견서나 처방을 써 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더 나아가 봉사지역 주변에 어떤 병원이 있는지 의료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 수 있다면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봉사를 나가는 대부분의 국가나 지역의 의료시설이나 인력이나 의료수준이 열악하고 환자들의 의식과 경제사정이 빈약하다는 것은 또 다른 제약점이다.


4. 약품 : 약품의 양이나 종류의 제약은 진료의 제약으로 이어진다. 진료는 항상 쓸 수 있는 약의 범위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때문에 봉사하려는 지역의 흔한 질환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약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질환이나 흔하지 않은 질환에 대한 약을 다 확보할 수 없고 예상보다 환자가 많이 왔다거나 약을 가져오는 중간에 실수로 빠뜨렸거나 하는 변수로 약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이번 봉사대에서는 소아용 시럽제가 부족해서 현지에서 조달하는 일이 있었다. 현지의 약국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5. 처치 : 간단한 처치나 시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해외의료봉사가 주로 이루어지는 지역이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지역이기 때문에 외상환자에게 간단한 처치는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의료봉사에서는 외과선생님(백현남, 오창준 선생님)이 계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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