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보는 기쁨.

대부분 의사의 일상이란 참으로 고달픔의 연속입니다.

아픈이들을 치유하는 보람을 좀더 자주 느끼고 싶지만

실제 임상은 짜증과 한숨, 피곤과 회의, 좌절과 재도전의

반복이라고 할까요. 연차가 올라가면서 중환을 보게 되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때는 자신의 능력에 황홀해지지만

, 곧 어떻게 하여도 나빠져 결국 죽음에 이르는 환자를 보면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절망스러워지는 양극단을 오고갈때도

많지요.

오늘 제 환자가 신장이식을 받았습니다. 말기 신부전으로 신장내과에 다닌지도 2년.

64세 성격 좋은 가난한 이  할머니 혈액투석, 복막투석 모두 받았지만

자꾸 문제가 생기고, 6남5녀 중 첫째 아들이 선뜻 자신의 신장을

엄마에게 주었지요.

아들 백혈구에 대한 항체가 엄마한테 있어 거부반응 일으킬 확률이

높아  주치의인 저는 얼마나 좌불안석이었는지 모릅니다.

심장부전으로 얼마전 폐부종까지 경험했던 환자였지요.

오늘  비뇨기과에서 아들의 신장을 떼어,

외과에서 엄마의 몸에 고이, 잘, 무사히 넣어 주기를,

또 그 신장이 제대로 작동하여 주길 얼마나 기도했는지 모릅니다.

결과는?

마침내 환자의  소변이 터지기 시작했을때 할머니의 기쁨.

차고 흘러넘쳐 오늘하루만 지금 9000리터 째 소변을 보고있는 할머니의 기쁨을

우리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의사가 되어 환자를 보면서  내가 주님의 소중한 생명을 감당할 그릇이 되지 못함에

실망하고, 과연 내가 주님의 길을 걷고 있는가 의심속에

앞이 깜깜한 적도 많지만,  환자와 함께 오늘도 넘어지고 또 일어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셨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고치시고

하나님께서 지금 우리와 함께 그것도 항상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참 다행스런 일입니다.

지금 공부하거나 쉬거나 시험보거나 할 후배님들.

언젠가는 힘든 길을 모두 지나

주님의 작은 동역자가 되는 보람과 기쁨을 느끼고

감사하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니 모두 힘내십시오.

모두가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p.s) 매일 소변보는 기쁨을 맘껏 느끼고 계신가요?^^






























소변보는 기쁨.”에 대한 2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